크리스천의 말 타기 습관

여름과 가을 사이에 낀 요즘 날씨는 나를 힘들게 한다. 훌쩍 훌쩍 콧물이 나더니 극기야 코끝이 시리다가 재채기를 뿜는다. 새로운 계절을 맞이하는 요란한 나만의 생채 시련이다.

이맘때면 내가 다니는 교회에서 시행하는 세미나가 있다. 바로 ‘전인적 치유 세미나’라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온 종일 영혼을 성령으로 샤워하는 이벤트 행사다. 예전에 나 또한 전치(전인적 치유)를 받은 적이 있다. 실로 돈 주고도 얻지 못할 초대형 영혼의 힐링 프로젝트가 아닐 수 없었다.

이 날은 온전히 남보다 자신에게 집중된 시간이었다. 아내나 혹은 남편 그리고 자식들과 장작 10시간을 떨어져 있어야 하며 자신만의 놀잇감인 핸드폰까지도 보면 안 되는 환경에 놓여진다. 신 앞에 선 단독자처럼 주님과 일대일 만남을 전치를 통해 갖게 되는 것이다.

시간을 거슬러 그때를 생각해 보면 특히 기억에 남았던 프로그램은 내 안의 쓴 뿌리를 일일이 항목에 맞게 작성하여 나중엔 불에 태우며 함께 기도하는 순간이었다. 이상하게도 함께 기도하는 가운데 통곡의 눈물과 감격의 콧물이 한 세트를 이루며 흘러 나왔다. 그것은 화생방 훈련 때 쏟아낸 육체가 흘리는 고통의 부산물이 아닌 거듭남의 액체였던 것이다.

그 시간을 통하여 지금껏 살면서 남에게 말하지 못했던 과오들과 부끄러움, 그리고 분노 등에 대해서 스스로를 돌이켜보며 회개하고 새롭게 다짐하게 되는데 마치 인디언의 말 타기 습관처럼 지친 영혼을 다독여 주는 기회가 되었다.

『인디언들은 말을 타고 달리다 이따금 말에서 내려 자신이 달려온 쪽을 한참동안 바라보곤 한다. 말을 쉬게 하려는 것도 아니고 자신이 쉬려는 것도 아니다. 행여 자신의 영혼이 따라오지 못할까봐 걸음이 느린 영혼을 기다려 주는 배려였다. 그리고 영혼이 곁에 왔다 싶으면 그제야 다시 달리기를 시작한다.』

전치를 통해 깨끗이 치유된 영혼의 유통기한은 나에겐 1년이 였다. 이것은 지극히 나의 경우이다. 그리고 매년마다 전인적 치유 프로젝트는 열리고 있다. 바쁜 일상 가운데 혹여 기도할 시간이 없어서 구석구석 영혼에 찝찝함과 찌든 때를 갖고 살고 있다면 전치를 통한 성령의 샤워로 전인적인 깨끗함과 시원함을 얻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되겠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