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내게 다가온 갑작스러운 사고로 인해 겨자씨만 한 믿음조차 없음을 깨닫게 되었다.

내가 늘 기도하면서 되뇌는 성경 구절이 있다. 빌립보서 4장 6절과 7절 말씀이다.

“아무것도 염려하지 말고 다만 모든 일에 기도와 간구로 너희 구할 것을 감사함으로 하나님께 아뢰라 그리하면 모든 지각에 뛰어난 하나님의 평강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 마음과 생각을 지키시리라”

그런데 현재 내게 닥쳐온 사건으로 인해 염려는 더욱 깊어졌고, 평강은 근심과 불안으로 온몸이 떨려왔다.

새벽기도회 참석하다가 나무에 걸려있는 현수막 줄에 왼쪽 눈을 다쳤다.

신호등이 바뀌어서 급히 건너가려다 주위가 어두워 현수막 줄을 보지 못했다.

 급히 교회로 가서 내 눈의 상태를 확인했다. 다리가 휘청거렸다. 눈 안쪽이 빨개졌다. 그리고 눈 주위에 상처가 났다.

그런 상태로 나는 새벽기도회에 참석했다. 처음엔 온몸이 떨려서 집중할 수가 없었다.

목사님 말씀이 끝나고 기도 시간이 되었을 때, 그제야 마음이 조금은 안정되었다.

열심히 기도했다. 아픈 눈을 부여잡고 살려달라고 기도했다.

그런데 마음속에 잔잔한 음성과 같은 단어가 뇌리에 스쳐 갔다.

“괜찮다”. “괜찮다”.

그런데 눈의 통증은 없었다. 시력도 예전과 같았다. 그렇게 하루가 지났다.

자고 일어나 눈의 상태를 확인했다. 그런데 눈은 욱신거리고, 안쪽 흰 자는 더욱 빨개졌다.

순간 오한이 찾아오면서 극심한 공포가 엄습했다.

“각막이 손실됐으면 어쩌지?” 하고 불안했다.

출근길에 시간을 내어 시력 교정 수술을 받았던 병원으로 향했다.

떨리는 마음으로 검사실에 들어섰다. 드디어 의사가 내 눈을 의료기구로 이리저리 살펴보더니.

“각막은 괜찮고, 흰자가 좀 까졌네요. 안약 처방받으시면 되겠습니다.”라고 처방을 내렸다.

그제야 난 안도의 한숨을 쉬고, 굳었던 근육들이 모두 흘러 내리듯 풀어졌다.

그러면서 마음 구석에 미안하고, 죄스러운 생각이 들었다.

‘하나님은 멀리 계시고, 의사는 가까이 있구나’

분명 기도 가운데 “괜찮다”라고 위안을 주셨건만 나는 믿지 못하고 불안해하였고,

의사의 말을 듣고 평안을 찾게 되는 내 모습이라니.

“나는 겨자씨만 한 믿음조차 갖지 못한 신앙인이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