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군사반 수업이 없다는 사실에 귀가하는 발걸음이 가볍다.
“여보..우리 산에 갈까? 아님 인천대공원 벚꽃 축제 갈까?
나야 낮에 갈 기회가 많지만 자기는 갈 기회가 없잖아“
큰 생색내며 따라가 준다는 식으로 말하는 아내가 밉진 않다.
등산 가방에 물을 끊여 보온병에 담고.. 녹차를 준비하고..
김밥, 김치, 오랜지 4개 준비하는아내 손이 바쁘다.
난 카메라 준비한다. 식탁에서 아내를 보니
집퍼 달린 비닐에 시커먼걸 아내가 챙긴다..
“거 머꼬?”
“돼지 미니발” 아무렇지 않게 아내는 말한다.
피식 웃음이 나온다.
“공원에 족발 먹자고? 히히 사람들 다 쳐다 보겠다 그래도 맛있겠다.”

중동대로의 정체가 장난이 아니다.
아내와 늦 오후의 데이트가 가슴 설랜다.

주차비 2천원 내고 주차장 안으로 들어오니 만 차다.
“잠깐..저기 빈자리 있네..”
“히히 눈이 작아도 잘 보네..우리 마누라”
같이 힉.. 웃는다.

인천 대공원안의 벚꽃이 이렇게 많은 줄 몰랐는데 엄청나다
사람도 엄청나다.
“어떻게 저 나무들이 물을 빨아드려 이렇게 예쁜 꽃을 만들꼬??”
“하나님.. 정말 놀라운 분이네..”
우린 천상 예수쟁인가 보다..
많은 사람들 꽃 쳐다보며 사진 찍고 난리 법석을 떠는 가운데서
우리는 하나님의 솜씨에 감탄하고 있으니..

한참을 걸었나보다. 출출하다.
“여보! 우리 저기서 밥묵자..배고프다”
주섬주섬 꺼내 펼치니 한 상이다.
“아!! 젓가락 넣었어요?”
“아니”
“식탁에 챙겨놓았는데..... 그냥 이쑤시게로 찍어 깁밥 먹어요"
"5학년..우리 5학년은 잊어버리는 그게 정상이야..5학년은 다 용서된데이..“
히히..씩 웃는 모양이 밉상이다..
참 공기 좋다.
부부가....투명 비닐 장갑 왼쪽 손에 끼고 족발 뜯고 깁밥먹는다..
가관이다.
허나 참 행복하다. 밤 공기가 차다.
눈을 마주칠 때마다.엷은 웃음이 난다..

야경의 벚꽃은 더욱 화려하다.

중국 전설에... 동쪽 바다에 사는 눈이 한 쪽에 하나밖에 없는 물고기가 있다고 한다 때문에 두 마리가 좌우로 달라붙어야 비로소 제대로 헤엄을 칠 수 있단다. 상상의 물고기 비목어(比目魚)...
어려운 살림 이끌고 기도하며 내조해준 아내가 정말 고맙다.
이 밤에 비목어가 생각난다.
같이 주안에서 곱게 늙고 싶다.